여기가 어디인가 할 분은 없으시겠지요? 일이 끝나고 교회로 돌아오던 길인데 저녁 해가 넘어가면서 교회 뒤편으로의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였습니다.
신호등이 바뀌기 전에 얼른 차창을 내리고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찍고 보니 다 좋은데 각도 때문인지, 무성히 자란 나뭇잎들 때문인지 ‘반석교회’라는 이름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반석교회가 어디에 있냐고 더러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단지 중심가에서 벗어난 곳에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노을빛보다 뜨겁지 못한 삶을 살았거나, 이런저런 염려와 허상들이 무성한 잎처럼 우리 자신의 이름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자성해봅니다.
6월의 마지막, 1년의 반을 저 지는 해와 함께 보냅니다. 다시 맞을 후반전은 어둑한 그림자로 이름조차 희미한 교회가 아니라 밝고 분명한 새아침의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