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예배를 마친 뒤 교회 텃밭을 둘러보는 잔잔한 재미가 있습니다. 아직 채 달궈지지 않은 이른 아침의 착한 햇빛이 밤사이 맺힌 이슬에 슬그머니 반사될 때면 그 푸른 생명력이 더 건강해보여서 좋습니다.
김영숙 권사님의 부지런한 손길로 물세례를 받고 있는 저 상추들은 아침나절부터 얼마나 시원했을까요. 보는 이의 마음까지 시원하고 상쾌했습니다.
흙과 바람과 물과 햇빛이 빚어내는 조화로운 기운을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태도는 그대로 삶이 되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도한 욕심을 부리거나 다른 이에게 해를 끼치는 마음으로는 이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달려가려 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애가 타도록 매달리려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우성 같은 세상에서 이 평범하고 꾸준한 일상이 얼마나 평화로워 보이는지, 제 자신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